매우 생소한 주제를 다룬 책이었다.
인류의 멸망
기후변화 및 인공지능의 위협 등
인류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다룬 책이나 글은 많이 봤지만
인류의 "멸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글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기후 관련 문제가 증가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어쩌면, 지금 시점에서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류 미래를 지키는 것이야 말로, 우리 시대의 본질적인 도전이다.
우리가 인간 종의 역사에서 중대한 순간에 서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술 발전으로 힘이 몹시 강해진 나머지 긴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파괴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p 12
이 책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인류 멸망에 대한 도덕적 각성이 필요한 이유
2) 인류가 직면한 자연의 위험과 스스로가 초래한 위험을 과학적 시각에서 보면서,
어떤 위험이 과장, 어떤 위험이 실질적, 어떤 위험이 커지는가
3) 위험에 대한 새로운 해결 전략 및 미래 비전
특히 이 책에서 "도덕적 각성"이 필요한 이유로서 제기하는
도덕적 근거가 매우 흥미롭다
벼량에 선 인류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 중, 인간을 가장 특별하게 만든 것은
협동능력이다.
즉, 인간의 지식이나 생명력이 아닌
"인류"라는 종의 "협동능력" 덕분에
인간이라는 가장 특별해졌다.
그런데 인류의 협동은, 공간 뿐만 아니라 시간도 초월한다.
지식과 지혜를 보전하고 발전하여, 후대에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인류는 더 진화해왔다 .
농업혁명, 과학 혁명, 산업 혁명을 거쳐오면서,
사람들의 평균적인 삶의 질은 향상됐다.
부는 증가했고, 평균적인 교육 및 건강 수준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도덕적 사고 또한 증가했다.
빈곤층 ,여성, 아동에 대한 권리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위헙도 커졌다.
핵무기, 기후 변화,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등 위협도 커졌고
이제는, 인류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현재 인류는, 벼랑세 에 놓여있다.
즉,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서 자멸의 위험으로 갈 수 도 있고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시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존재위험
거대한 재앙이 닥쳐 전 세계 문명이 무너지고, 인류가 농경 시대 전으로
되돌아간 황폐한 세상을 떠올려 보자.
재앙으로 인해 설령 인간 종이 절멸하지 않더라도,
인류 미래는 절멸과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
이러한 시나리오 하에서
작가는
"존재재앙"을 인류의 장기적 잠재력의 파괴로
"존재위험"을 인류의 장기적 잠재력 파괴를 가져올 위험으로 정의한다 .
작가는 "존재재앙"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2개의 근거를 제시한다
1)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
2) 과거 세대에 대한 의무
먼저, 작가에 따르면, 현재 세대는, 미래 세대를 지킬 의무가 있다.
미래의 인간도 현재 세대와 동등하게 중요하다.
지리학적 위치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중요하듯이,
모든 사람은 시간적 거리와도 상관없이 동등하게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사소한 이익을 위해
미래 세대의 삶을 악화시켜서는 안된다라는 것이다.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가 있다라는 작가의 주장에 동의한다.
하지만, 굳이 이러한 의무를 꼭 지켜야만 하는걸까라는 의문도 있었다.
보지도 않을 미래 세대를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의 파괴를 대비하기 위해
에어컨도 덜틀고, 차도 덜타야 하는데 굳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자신을 또 하나의 미래 세대로 정의하고
이 주장을 바라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이,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
미래의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그들의 짊어져야 할 의무는 더 많아질 것이다.
나를 포함한 현재 20대인 사람들이 40대가 될 때 ,
내야할 세금은 훨씬 높아지고, 그에 비해 보상받는 정도는 작아진다.
지금의 내가, 분노와 억울함을 느끼듯이
미래세대로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미래 세대에 대해 도덕적인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라는
작가의 주장이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현재 세대가 과거 선조에 대한 의무도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에 따르면, 존재 재앙에 굴복하여 바통을 놓아버리면, 여러 면에서 선조를 배신하는 행위다
그들이 바랬던 꿈들을 꺾고, 그들이 자신의 상속자였던
우리에게 보여준 신뢰를 저버리며, 그들이 우리를 위해 한 모든
일에 보답할 의무를 어기는 것이다.
가치있는 무언가에 보답하는 올바른 방식은,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보존하며,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소수민족의 언어와 삶의 방식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는 것을 보면, 보전하려고 하고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려 하듯이,
현재 인류라는 전통을 보존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크게 와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문화를 보존하는 이유는 선조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 문화를 지닌 사람들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과거의 것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문화에서 비롯된 정체성,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소수민족의 언어, 삶의 방식은 곧 소수민족 사람들의 정체성이자 신념이다.
한사람의 정체성과 신념은, 그 사람 자체이며
정체성과 신념이 무너진 사람은, 삶 자체가 망가져버린다.
자아를 구성하는 큰 요소가 나가 떨어지는 순간
사람은 방황하게 되고, 갈피를 못잡은 체
세상 속에서 상처받고, 휩쓸릴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소수민족 사람들을, 위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문화를 보존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작가가 제시한 2번째 근거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가치에 호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류의 관점
작가는 "인류"의 관점에서 윤리를 탐험해야할 시대가 왔다라고 주장한다.
기후변화, 핵전쟁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를 맞이했고
개인도 아니고, 국가도 아닌
"인류"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앞으로 무엇을 이뤄야 하는지
인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을 고려해야한다.
현재 시대가 마주한 문제에 대해서
"인류"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의의이다.
결론
사실 잘 와닿지 않는다.
아마 그 이유는, 여기서 말하는 문제점들이
내 삶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앞으로 어떤 대비를 해야할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경각심을 주었다는 것만으로
의미있다고 느낀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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