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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팽창의 신화 == 대학만 가면 모두 해결된다 < 2021.09. 신화의 종말>

p 25
" 아메리카란 무엇이었냐 하면, 인간의 행위에 열려있는 순수한 지리,
순수한 공간일 뿐이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알몸을 까발린 책이다.

평소의 긍정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미국이라는 국가가 
추악하다고 느껴졌고, 

그 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회라는 존재가
추악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실제 삶의 모습이라는 것을, 
가진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밟고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면 밟히는 것이
어쩌면 세상의 냉정한 논리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 아닐까. 

 




< 미국의 팽창 : 부와 자유를 위해서 >

미국은 "변경" 너머를 향해 팽창을 해오던 국가이다.
그리고 그 "변경"의 대상은 시대의 필요에 따라 형태가 바뀌어 왔다.
ex) 인디언 땅의 경계, 소련과의 경계, 해외 국제 시장과의 경계 

초기 미국의 팽창을 뒷받침한 근거는 2가지이다.
1) 팽창할 자유가 있기 때문에
2) 팽창이 부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 자유는 이주할 권리가 있어야 비로소 실현되는 법이다"
당시 미국 내 팽창주의자들의 논리다.

특히나, 노예때를 몰고 다니면서 인디언을 학살했온
앤드류 잭슨 대통령이 주장하는 '자유'는 위험하게 느껴진다.


그들에게 있어서 "자유인으로 태어났다"라는 말은
백인으로 태어났다는 뜻이며,


'자유'는 원하는 행동을 "전부"할 수 있는 자격이었다.
이들의 자유에는 인간을 사고팔 자유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실제 미국인 내에서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분리가 있었고

"자유"에서 나온 "열매"는 소수의 가진자에게만 돌아갔다.
그외 경제적, 정치적 갈등도 항상 존재했다.

 

그리고, 마치 "대학만 가면 다 해결된다"라고 말하던 부모님들과 같이
정치 지도자들은, "팽창만 하면 다 해결된다" 라고 주장한다.

팽창을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부를 얻을 것이고
이해관계도 다양해져 부의 집중을 견제하고 방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 미국의 팽창 : 광기에 대한 안전벨브 >

미국 내의 사회문제는 팽창이후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미국은
"팽창을 하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다" 라는 논리를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는 곧 , 
기존의 사회적 관계와 정치권력 안에서는 미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지금은 해결할 수 없어 보이는 사회적 갈등을 
나중에 저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꿈"을 꾼 것이다.

 


< 팽창의 일시정지 : 해방노예국 >


링컨 대통령이 설립한 해방 노예국은 오늘날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미국 최초의 기관이었으나 링컨 대통령 암살 이후,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또다시 "팽창"을 하기 위해 "멕시코 전쟁"을 치르게 된다.

인종차별적인 미국 남부의 정신이
전쟁에서의 자유,용맹,희생 등의 가치관과 결부되면서
더 강해지게 되고, 이들의
정치적인 영향력도 강해진다.

 


< 미국의 팽창 : 해외로 >


대공황에 이르러,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 등을 통해 팽창이 잠시 멈춘다.

사회보장제도가 정착되는 듯 했으나,
진주만 공격을 계기로 미국은 다시 "팽창"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더이상 갈곳이 없으니 
이제 "팽창"의 영역이, 
해외로 바뀐다.

자본주의의 팽창을 위해
멕시코와 Nafta를 체결하고

냉전 시대, 공산주의의 진영으로의 팽창을 위해
베트남 전쟁을 하고

9.11 테러 이후 , 민주주의의 팽창을 위해
이라크 전쟁을 하는 등

미국은, 팽창의 영역만 바꿀 뿐
팽창 논리를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리고 "팽창"이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신화"에 기대어
나라를 이끌어왔다.

팽창의 영역이 사라진 오늘날, 
즉, 팽창의 신화가 종결된 오늘날,
몇 백년에 걸쳐 곪아오던 미국 내의 문제가 하나둘씩 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가는 "신화의 종말"을 맞은 현재 시점에

차후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

"팽창"논리와는 다른 관점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미국에 대한 책이지만, 
삶,인간,사회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미국이라는 강자가, 다른 나라 혹은 다른 민족을 밟아오면서
성장해온 과정이 담겨있는 책으로

보고 싶지 않지만, 냉정한 현실을 비춰준다.

궁극적으로 미국이라는 사회를 통해, 
실제 인간 사회라는 것이 어떠한 모습인지를 
알려주는 듯했다.

 

현실은, 강자가 약자를 밟고 물어뜯는 곳이라는 것을, 
이상과 꿈 만으로는 잔혹한 현실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다.

안좋았던 경험에 대해서 돌이켜보게 되었다.
누군가로부터 내 진심을 이용당했던 과거
심리적으로 약해져 있을 때, 밟혔던 과거

그리고 그러한 사건들이 
이 사회의 냉정한 현실임을 다시 한번 각인 시켜줬다.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꿈,이상이라는 것이 
사실은, 냉정한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마약일 수도 있다는 것.

내가 강하지 않고, 내가 경계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이상에 현혹되어 , 철저히 이용될 수 있다는 점.
적당히 세상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있다는 점을 알려준 책이었다.

 

그 속에서 내가 현실적으로, 전략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었다.